[단독] 중학교 여학생 뺨치는 남학생과 같은 교실에서 수업

실효성 없는 학교폭력위원회 열어 무용지물 논란

[충청=천안] 장성화 기자 = 수업시간과 하교 도중 남학생이 여학생을 무차별 폭행 사건이 발생했으나 학교 측의 안이한 대처로 사건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19일 천안의 한 중학교 강당에서 열린 스포츠 수업 시간에 1학년 남학생이 같은 반 여학생을 일방적으로 폭행하고 목을 졸르기도 했다.

게다가 해당 남학생은 하교 시간에 여학생을 쫓아와 수차례 폭력을 행사하던 중 시의적절한 교사의 제지로 폭행이 멈췄다.

가해 남학생은 특히 “때리고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피해 여학생에게 ‘아직 정신이 없네’라는 문자를 보내는 등 2차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지난 20일 개최된 폭력대책심의위는 ‘내년 2월 28일까지 피해 여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와 11월 30일까지 학교 봉사 등’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피해 여학생의 부모는 “확인된 폭력 사실에 근거해 가해 남학생의 전학 및 등교 중지를 요청했지만 학교 측이 폭행 피해 여학생과 가해 남학생을 같은 교실에서 계속 수업하도록 방치해 여학생의 학업 방해는 물론 정신적 피해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천안교육청 또한 “학교폭력위원회 심의위원들이 참고인 조사를 비롯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처분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분노가 폭발한 여학생 학부모는 30일 동남경찰서에 폭력행위를 철저히 조사해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피해 여학생의 부모는 “어린 여학생이 물리력을 행사한 남학생과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학교폭력위원회의 결정을 어느 부모가 이해할 수 있겠느냐”며 “폭력을 행사한 남학생과 부모는 사과는커녕 당당하게 등교하고 있다”고 진정서 제출 배경을 설명했다.

이를 들은 한 학부모는 “중학교 1학년으로 생기발랄한 청소년이 동급인 그것도 같은 반 남학생으로부터 수업시간과 학교 때 폭행을 당하다 보니 급우들과의 교제 등 생활에 의문이 생긴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특별히 실효성이 전혀 없는 학교폭력위원회는 ‘무용지물’로 피해 여학생이 폭행 남학생과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듣다니 소름끼친다”며 학교폭력위원회를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