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역은 나뉘어 있지만 ‘우리 동네’의 마음은 나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매일 걷는 동네의 지리와 역사를 알고 있는가? 살고 있는 동네 이름의 의미를 알면 지리에 대해 알게 되고, 동네의 숨은 의미를 발견하면서 동네에 대한 애정이 문득 생긴다.
그래서 우리가 서 있는 ‘동네의 지난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다.
소개할 동네는 ‘대학가’다.
홍대는 어디까지일까? 홍익대를 지칭하던 단어가 ‘홍대’가 되어서 지금은 홍대가 어디까지인지 알기 어렵다.
특히 외국인에게 “홍대는 사실 홍익대의 줄임말이다”라고 말하면 놀란다.
상수, 서교동, 연암동을 ‘홍대’라고 생각한다.
여러분의 상상 속 홍대는 어디까지일까? 상상마당길이 있다.
아, 옷가게가 참 많네요. 홍대의 ‘어울마당로’를 아시나요? ‘걷고 싶은 거리’라고도 불리는 이 길은 당안리선 철도를 덮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예전에 교통의 요충지였던 철도 옆에 건물이 들어서서 지금도 많은 사람이 이용한다.
홍대역에서 홍익대 방향으로 걸어가면 보이는 H&M 건너편에 있는 토니모리 건물이다.
이 건물의 이름은 ‘서교365’입니다.
철도 바로 옆에 지어졌기 때문에 폭이 3m에서 5m로 좁고, 기차 소음을 피하기 위해 창문을 아주 작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붐비고 반짝이는 1층을 지나 2, 3층으로 올라가면 마치 오래된 다락방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바르다’는 2002년에 오픈했다고 합니다.
매장 곳곳에 쌓인 20년의 시간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문 옆 벽에는 사람들이 자는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술을 마시다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친구와 함께 온 사람이 찍은 듯합니다.
농담으로 시작했을지 몰라도 쌓인 시간은 기억으로 남았고, 사진 속 분위기는 단편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습니다.
약간 어둡고 프라이빗한 공간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홍대 칵테일 바 ‘바르다’를 추천합니다.
가장 학생다운 공간은? 서대문구는 2호선을 많이 이용하는 지역이고 대학도 많은데요. 그 중에서도 신촌에서 이화여대까지의 지역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지역은 학생들만 알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르는 숨은 공간이 많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 헌책방, 오랜 시간 공부할 수 있는 카페 등이 있습니다.
이 중 가장 학생다운 공간은 어디일까요? 제가 대학을 방문했을 때 가장 상쾌했던 점은 대학과 상관없이 ‘대학 앞 식당에서 떡볶이는 반찬으로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가장 학생다운 공간인 이화여대 앞 떡볶이집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떡볶이는 누구나 좋아하는 소울푸드입니다.
>< 오리지널 모탐지 이화여대 앞에는 정통 떡볶이집이 많이 있습니다.
'원조 이화본점'이 리뉴얼 오픈 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분들이 기뻐하실 것 같아요. 1967년에 오픈해서 55년째 영업을 하고 있어서 많은 분들이 추억을 가지고 있는 곳인데요. 원래 직원이 10명이 넘는 대형 분식집이었을 때 얼마나 유명했을지 상상이 되시죠.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오징어튀김으로 55년 동안 떡볶이집을 지켜온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 비결은 원조 이화본점만의 특별한 맛에 있습니다.
첫째, 떡볶이 국물에 생강맛이 나서 그냥 달콤한 떡볶이가 아니라 생강 특유의 매콤달콤한 떡볶이입니다.
둘째, 오징어를 종이처럼 얇게 썰어서 튀겨낸 바삭한 오징어튀김으로 유명합니다.
바삭바삭한 오징어튀김이 그리워서 이곳을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6,500원짜리 인스턴트 떡볶이 외에도 냉메밀국수, 옛날식 우동, 튀김+생맥주 세트도 고를 수 있다.
어제 남은 떡볶이 국물에 담근 쫄깃한 국수가 갑자기 먹고 싶어지는 건 상상일 뿐일까?…. 이번 여름은 이화 앞 떡볶이집을 탐험해보는 건 어떨까? 편집자 | @__art_tastePhoto | @__art_taste / @deulda_jungDesign | @sizic.pic